일본여행

규슈 온천 여행 추천 코스, 따뜻한 물과 느림의 미학을 찾아서

복마담 2025. 6. 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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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일본 여행의 가장 일본다운 순간

뜨거운 물속에 몸을 담그는 순간,
모든 긴장이 풀리는 걸 느낀다.
일본 여행의 진짜 매력은 어디일까?
누군가는 음식이라 하고,
누군가는 전통문화라 말하지만,
나는 단연 ‘온천’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규슈는 일본 내에서도 온천의 본고장이다.
유후인, 벳푸, 구로카와, 오바마까지.
그 땅 어디를 밟아도
지하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숨결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규슈의 대표 온천지를
하나씩 거쳐가는 코스로 다녀왔다.
몸도, 마음도 천천히 풀리는 그 여정을 소개하고 싶다.

1. 유후인 – 고요한 마을과 아트의 온천

유후인은 ‘온천’이라기보다 하나의 마을 전체가 힐링 그 자체다.
온천 거리, 작은 갤러리, 감성 카페, 그리고 긴린코 호수.
걷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유후인의 료칸 대부분은 노천탕을 갖추고 있고,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가족탕도 많다.
아침 안개 속에서 들어가는 노천온천은
현실이 아닌 듯한 감각을 남긴다.

미술관과 소품 가게가 많은 것도 유후인의 매력.
온천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이 마을은 규슈 여행의 시작점으로 완벽했다.

2. 벳푸 – 온천의 왕국에서 색다른 체험까지

유후인에서 자동차로 30분.
벳푸는 일본 내에서도 가장 다양한 온천이 있는 곳이다.
‘지옥온천(지고쿠메구리)’이라는 이름처럼 분출하는 김과 끓는 물의 기세가 압도적이다.

특히 ‘우미지고쿠’와 ‘치노이케지고쿠’는
맑은 파란빛, 붉은 진흙탕 등 색감부터 이색적이다.
관람형 온천이라 실제로 입욕은 어렵지만,
온천 계란을 먹거나, 족욕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벳푸엔 대중 온천도 많아
1천 엔 이하로도 훌륭한 온천욕을 할 수 있다.
여행자에게 친근한 가격과 접근성.
그리고 다양한 온천 체험이 가능한 곳.

3. 구로카와 – 산 속 작은 온천 마을, 온전한 휴식

구로카와는 교통이 조금 불편한 대신,
도착한 순간 완벽한 고요함을 준다.
산속 작은 마을.
자동차 소리보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먼저 들린다.

이곳의 료칸들은 자연 속에 파묻혀 있다.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입구조차 소박한 료칸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가장 특별한 건 ‘온천 순례’ 문화다.
하나의 숙소에 머물며, 다른 료칸의 온천을 티켓으로 입장할 수 있다.
세 가지 온천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그 여유.
그건 정말, 온천의 진심이었다.

4. 오바마 – 바다와 마주하는 온천의 장관

나가사키현의 오바마 온천은 바다와 마주한 노천탕이 인상적인 곳이다.
일본에서 가장 긴 족욕탕 ‘호토후토유’가 유명하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온천을 즐기는 그 느낌은 다른 지역에선 쉽게 맛보기 어렵다.

이곳은 바다를 보며 일몰을 즐기는 석양 노천탕으로도 유명하다.
하늘이 붉게 물들 때,
온천물 위로 반사되는 황금빛.
그 장면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온천 후엔 근처 식당에서 먹는 해산물 가이세키 요리도 일품이다.
맛과 풍경, 휴식이 삼박자로 어우러진 마을.

온천은 물이 아닌 감정을 담는 그릇이다

온천은 몸만 씻는 공간이 아니다.
그건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나를 안으로 돌이켜보는 시간이다.

규슈의 온천 마을을 다니며 느낀 건
‘비움’의 가치였다.
바쁜 여행 속에서도 그 뜨거운 물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생각이 가벼워진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많이 걷지도,
많이 보지도 않았다.
다만, 천천히 머물렀고,
조용히 쉬었다.

그 덕분에 내 여행은
한층 더 깊어졌고, 오래 기억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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