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일본 디저트 맛집 투어 후기, 몽블랑부터 말차까지 설레는 단맛 여행

복마담 2025. 5. 3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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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에 담긴 계절, 일본 디저트의 정갈함

디저트는 단순한 후식이 아니다.
그 나라의 정서와 감성이 녹아든 작은 예술이다.
일본 여행 중 내 발걸음은 자주
조용한 골목의 디저트 카페로 향했다.

처음 찾은 곳은 도쿄 긴자의 ‘몽블랑 전문점’이었다.
줄이 길어 30분을 기다려야 했지만,
그 기다림조차 설렘으로 바뀌는 공간.

테이블에 놓인 몽블랑은 조용히 감탄을 부른다.
실처럼 얇게 깎은 밤 크림이 높게 쌓여 있고,
속에는 바삭한 머랭과 부드러운 생크림이 숨어 있다.
한입 먹자마자, 가을이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그 부드러움은 말로 다 전하기 어렵다.

작지만 깊은 달콤함, 푸딩에 담긴 온기

두 번째 목적지는 교토의 푸딩 전문점.
간판은 작았지만 손님은 끊이지 않았다.
가게 안에 들어서자
진한 바닐라 향과 계란의 고소함이 공기 중에 퍼져 있었다.

가장 기본 푸딩을 주문했다.
숟가락을 넣는 순간
살짝 흔들리는 질감이 손끝으로 느껴졌다.
한입 머금자
쌉싸름한 카라멜 시럽과 고소한 달걀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화려한 장식 없이 오로지 맛으로 승부하는 느낌.
그 정직한 맛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디저트는 달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푸딩은 달기보다 ‘깊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그건 아마, 재료와 기술, 그리고 마음이 함께 만든 맛이었을 것이다.

말차, 쌉싸름한 그린의 품격

일본 디저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
바로 말차다.
말차는 단맛이 아니라 ‘감각’을 남긴다.
입안에 오래 남는 쌉싸름함,
그리고 부드러운 크림과의 대비.

오사카 난바의 한 말차 전문 디저트 카페에서는
말차 티라미수를 맛봤다.
투명한 유리컵에 담긴 층층의 녹색.
부드러운 마스카포네와
짙은 말차 가루의 조화는
첫입에서 마지막까지 긴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후쿠오카에선
말차 파르페를 주문했다.
말차 젤리, 말차 아이스크림, 콩가루, 단팥, 경단.
한 컵에 일본의 전통 디저트가 총집합되어 있었다.
숟가락을 넣을 때마다 새로운 조합이 나왔고,
입 안은 매번 새롭게 즐거웠다.

디저트는 여행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나는
의도적으로 하루 한 번은 디저트 시간을 가졌다.
카페 안 작은 테이블에 앉아
그날의 여정을 곱씹으며 달콤한 한입을 천천히 즐겼다.

디저트는 잠깐의 사치가 아니다.
그건 스스로를 위한 작은 보상이자
여행이라는 긴 문장 끝의 마침표 같은 존재였다.

몽블랑은 계절을 담았고,
푸딩은 온기를 전했다.
말차는 감각을 깨웠고,
나는 그 모든 조각을 입 안에 담으며
일본의 감성을 배웠다.

다음에 일본을 다시 간다면,
나는 관광지도 쇼핑도 아닌 이 작은 디저트 가게들부터 먼저 찾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그곳에 진짜 일본의 감성이 담겨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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