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일본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후기, 겨울 감성과 따뜻한 빛의 축제 속으로

복마담 2025. 6. 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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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일본, 조용한 계절의 시작

일본의 겨울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다.
눈 내리는 소리보다 조용한 조명,
차가운 공기보다 따뜻한 사람들의 온기.
그 중심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작고 반짝이는 축제가 있다.

도쿄, 오사카, 요코하마, 삿포로.
각 도시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로맨틱함’이었다.
추위 속에서 서로를 더 가까이 느끼게 해주는 그 무언가.
그게 바로 일본 겨울 감성의 본질이다.

도쿄 롯폰기 힐즈 마켓, 도시 속 유럽

도쿄의 대표 크리스마스 마켓은
‘롯폰기 힐즈’와 ‘요요기 공원’에서 열리는 행사다.
롯폰기 힐즈 마켓은 마치 작은 유럽 마을에 들어온 듯한 풍경이다.
작은 샬레 형태의 목조 부스들,
독일식 핫와인, 소시지, 수제 오너먼트가 가득했다.

밤이 되면 건물 외벽 전체가 조명으로 물들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손을 잡고 걷는다.
커플, 가족, 여행자 모두가 조용히 이 계절을 누린다.

핫와인 한 잔을 들고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거리.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멈춘 듯했다.

오사카 한신백화점 광장, 따뜻한 불빛의 거리

오사카에서는 우메다 한신백화점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그 안의 분위기와 감성은 결코 작지 않았다.

작은 나무 장난감, 수제 초콜릿, 겨울 향초.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공기 중엔 시나몬과 오렌지 향이 섞여 있었다.

음악은 잔잔한 캐롤,
빛은 따뜻했고,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이 작은 마켓의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요코하마 아카렌가 마켓, 바다 옆 크리스마스

요코하마 아카렌가(붉은 벽돌 창고) 앞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바다와 함께하는 겨울의 낭만이다.
바다 냄새가 나는 찬 바람 속에서도 불빛은 따뜻하고 음악은 잔잔하다.

아카렌가 마켓은 규모가 크고 포토존도 많아 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특히 크리스마스 트리는 요코하마의 상징처럼 서서 겨울을 밝혀준다.

바다, 불빛, 웃음소리.
그 조화가 묘하게 감성을 자극했다.
요코하마에서의 겨울 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진짜 눈 속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의 정석은 ‘눈’이다.
그 점에서 삿포로는 겨울 감성의 정점을 찍는 도시다.
매년 11월 말부터 오도리 공원과 주변 거리에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펼쳐진다.

뽀드득 소리가 나는 설경 위에
수천 개의 조명이 쏟아지듯 켜진다.
하얀 도시, 황금빛 불빛, 입김 섞인 웃음소리.
그 모든 게 겨울의 시詩가 된다.

삿포로에서 마신 핫초콜릿 한 잔은 그 어떤 고급 디저트보다 따뜻했다.
손끝은 시렸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겨울의 마법은 사람 사이에 있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사실 불빛도, 음악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주고받는 미소,
서로를 위해 고른 작은 선물,
어깨를 살짝 기댄 거리의 풍경.

일본의 겨울은 눈이 아닌 마음을 녹인다.
그 조용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여행 중 만난 그 감정들은 돌아와서도 오래 남았다.
그리고 다시 겨울이 오면,
나는 또 일본의 조명 아래 서 있을 것 같다.
그 불빛은 매년 나를 부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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